project no.4
이미,아직사이
416 생명안전공원 건립사업
project facts
• Architect : designband inA
• Date : Mar.2021
• Site Area : 23,000㎡
• Type : Extension of a Elementary School
• Category : Design Proposal Competition
abstract
설계에 앞서 우리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다시 되뇌어 봤습니다. 우리가 흔히 ‘삶’과 ‘삶이 아닌 것’을 나누었던 기준은 우리가 눈에 보이고 보이지 않음으로 구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눈은 세상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수평선(horizon)입니다. 하늘과 바다가 만나 하나의 선으로 보이는 수평선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선입니다. 우리가 인지하는 모든 세상의 윤곽선(boundary)에 의심을 가지는 것이 저희 디자인의 출발이었습니다.
Design Matrix
피해당사자, 가족 및 시민 간의 총 22회 워크숍을 통해 간추려진 의견들을 바탕으로 기본 디자인 계획을 수립하였다. 제안된 의견들로 크게 ‘일상으로 열린 공원’, ‘자연 친화적 공원’, ‘친숙한 추모공간’, ‘도심 속 랜드마크’ 과 같은 전략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 4가지 전략을 기반으로 구현된 생명안전공원은 피해당사자 및 시민 간의 공통된 이해관계가 확립되고 나아가, 많은 방문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소로 인지될 것이다.
Design Concept
이미, 아직사이
Between already and yet
" 이미 떠나갔지만, 아직 떠나보내지 못한 그들에게 "
" 이미 살고 있지만 아직 살아야만 하는 우리들에게 "
인간이 흔히 인지하며 살아가는 ‘삶’이라는 범주는 탄생과 죽음 사이의 시간입니다. 그 밖의 시간 즉, 삶의 이전과 이후의 시간에 대해 간절한 염원 혹은 막연한 추측만 남아 있을 뿐 아무도 이 너머의 범주를 인지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삶과 삶이 아닌 것을 나누었던 기준은 아직 살아가고 있는 자의 인식의 여부였습니다. 특히 눈에 보이고 보이지 않음, 즉 시 (perspective)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기준을 판단하곤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세상을 정확하게 인지할까요.
흔히 지평선(horizon)을 하늘이 땅이 만나는 선이라 일컫습니다. 이 선은 분명 인간이 인식할 수 있으나 실재하지 않는 선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무언가를 인식하고 그려내는 윤곽선에 대한 경계(boundary)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과연 우리가 인지하는 모든 현상은 그 경계가 존재하는 것인지, 과연 삶과 죽음을 나누는 경계는 존재하는 것일까요.
지평선은 단지 우리의 눈으로 선으로 인식될 뿐, 그곳엔 모든 세상의 압축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영역이 있다면 단지 우리로부터 단절된 차원이 아닌 삶의 연장선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삶’과 ‘삶 아닌 것’이 함께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이며, 아직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이미 떠난 자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일 것입니다.
Masterplan & Planning
마스터플랜 계획은 ‘일상’과 ‘추모’의 경계가 모호한 일상의 안전공원이 되도록 계획했습니다. 전시 및 추모 공간이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방문자를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객이 의식하지 못한 채 장소를 거느릴 수 있도록 ‘건축 공간’과 ‘길’의 기능과 형태가 융합한 디자인을 계획했습니다.
이곳을 찾는 방문자들이 선택적으로 장소를 거느릴 수 있도록 다양한 폭과 높이차를 가지는 보행계획을 구성하여 다채로운 경험을 향유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대상지 곳곳에 배치된 상징 오브제를 통해 희생자를 간접적으로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대상지를 거느리는 동안 끊임없이 그들과의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합니다.
경계가 모호하고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이곳이 맞이하는 방문객이 건축적 공간의 형태에 압도되는 것이 아닌 희생자와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억의 장소가 되길 희망합니다.
Section & Elevation
주재료를 자연적인 재료인 CLT목구조를 사용하여, 따뜻하고 친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지상으로 노출되는 건축물은 대부분 1개층 높이로 구성되며, 구조 자체가 입면의 디자인요소로서 일정한 간격으로 드러난 목재는 대지를 둘러싸고 있는 풍경과 조화를 이뤄 건축물로서가 아닌 자연의 일부로 보여지도록 합니다. 자연친화적이고 휴먼스케일로 구겅된 입면은 방문객들로 하여금 심리적 경계가 허물어지게 합니다. 또한 방문객의 손길에 의해 세월따라 변화하는 목구조의 특성을 통해 자연스레 공간에 그들의 흔적이 묻어나는 기억저장소가 되도록합니다.
추모실 : Ossuary Room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삶과 죽음의 의미를 나무 기둥을 통해 표현했습니다. 나무 기둥은 내외부, 건물 지붕의 옥상 정원부터 1층, 지하층에 이르기까지 층간경계를 넘어 여러 공간에 관통됩니다. 이는 명확한 경계를 두지 않고 외부에서 벤치가 되기도 하고 전시실 1층 도입 부분에서 로비, 라이브러리와 어우러져 전시형 가구가 되기도 하며 방문객들의 체험을 유도하는 요소로 사용됩니다.
또한, 지하층 전시 동선의 마지막에 도달하여 상부로 제각각 다른 높이와 용도로서 노출되어 있던 기둥이 천장에 매달려 그 끝에 봉안함이 담겨 있는 모습을 보며, 삶과 죽음은 경계는 모호해지고 확장되어 우리 일상 속에 함께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