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년시절에 부친께서 운영하셨던 가구공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분주하게 작동하는 기계들과 접착제 냄새로 뒤얽힌 가구들로 가득 메우고 있었던 그곳은 저에게 있어 최고의 놀이터였습니다. 단순히 재료를 가공하여 물건을 만들어내는 설비를 갖춘 ‘공장’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 그곳은 누군가의 치열한 전쟁터였고 누군가의 꿈을 담은 장소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공간의 인상은 직관적인 경험과 설득력 있는 이해가 함께 융합될 때 새롭게 정의됩니다. 내가 경험하는 모든 공간과 시간의 장면들이 응축되어 나에게 인지될 때 비로소 공간을 본질적으로 이해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의 건축은 이런 직관적인 경험에서 시작해 이성적 이해관계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모여 세상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얻은 이해들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더욱 이롭게 하는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 제가 지향하고자 건축가로서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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